강원 너와집은 비와 눈을 어떻게 견딜까
강원 산간지역의 오래된 집을 살펴보면 기와나 볏짚 대신 나무판으로 지붕을 덮은 집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집을 너와집이라고 합니다. 너와는 나무를 얇고 넓게 쪼개 만든 지붕 재료로, 기와처럼 여러 장을 겹쳐 지붕을 덮는 데 사용했습니다.
나무판을 지붕에 올려놓으면 비가 새거나 강한 바람에 날아갈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너와집 지붕에는 빗물을 아래로 흘려보내는 겹침 방식과 나무판을 눌러주는 너시래와 눌림돌이 함께 사용됐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강원 산간의 너와집이 비와 눈, 바람에 대응한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너와는 산에서 구한 나무로 만든 지붕 재료입니다
너와는 나뭇결이 비교적 바르고 잘 쪼개지는 적송이나 전나무 등의 나무를 널빤지 모양으로 쪼개 만든 재료입니다. 지역과 집에 따라 크기가 달랐지만, 일반적으로 일정한 두께와 길이를 가진 나무판을 여러 장 준비해 지붕을 덮었습니다.
너와집이 산간지역에서 발달한 데에는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가 영향을 주었습니다. 논농사가 적은 산간지역에서는 초가지붕에 필요한 볏짚을 충분히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반면 산림에서 얻은 나무는 지붕 재료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전통건축이 한 가지 재료만 고집한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과 생활환경에 맞춰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평야의 초가와 산간의 너와집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온 건축 방식입니다.
2. 나무판을 겹치면 빗물이 처마 쪽으로 흐릅니다
너와는 지붕 아래쪽인 처마 부분에서 시작해 위쪽으로 올라가며 겹쳐 놓습니다. 아래에 놓은 나무판의 윗부분을 다음 나무판이 덮는 방식입니다. 비가 내리면 물은 위쪽 너와에서 아래쪽 너와로 이어지면서 지붕의 경사를 따라 처마 쪽으로 흘러갑니다.
각 나무판을 한 장씩 따로 놓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치는 면적을 충분히 확보해야 빗물이 틈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와와 재료는 다르지만, 작은 지붕 재료를 아래에서 위로 포개어 물길을 만드는 원리는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나무는 비와 습도에 따라 수축하고 팽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너와집 지붕이 언제나 완전히 밀폐된 표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붕의 경사와 너와의 겹침, 재료의 상태가 함께 갖춰져야 빗물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습니다.
3. 너시래와 눌림돌이 너와를 고정합니다
너와는 기와보다 가벼운 나무판이기 때문에 강한 바람을 받으면 들리거나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지붕면에 처마와 나란한 방향으로 긴 통나무를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이 통나무를 너시래라고 합니다.
너시래 위나 지붕의 필요한 부분에는 무거운 돌을 올려 너와를 눌렀습니다. 이 돌을 눌림돌이라고 부릅니다. 너시래는 여러 장의 너와를 선처럼 눌러주고, 눌림돌은 무게를 더해 바람에 지붕 재료가 들리는 것을 줄여줍니다.
다만 돌을 무조건 많이 올린다고 안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돌의 무게는 지붕 구조가 지탱해야 하는 하중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통 너와집은 지붕틀과 재료의 상태를 살피면서 필요한 곳에 너시래와 돌을 배치했습니다.
4. 지붕에 쌓인 눈은 이로움과 부담을 함께 줍니다
강원 산간지역은 겨울철 기온이 낮고 눈이 내리는 날이 많습니다. 나무 너와를 여러 겹 포개어 만든 지붕은 외부와 실내 사이에 두께와 틈을 형성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너와 사이의 틈이 환기와 배연에 도움을 주고 단열 효과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붕을 덮은 눈도 일시적으로 바깥의 찬 공기와 지붕 사이에 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눈이 많을수록 집이 안전하고 따뜻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젖은 눈이 많이 쌓이면 지붕에 큰 하중이 생기고 오래된 너와와 지붕틀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너와집의 기후 대응을 설명할 때에는 눈의 보온 측면만 강조하기보다 적설하중과 재료 손상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전통가옥도 지속적인 점검과 보수가 필요했습니다.
5. 너와는 부분적으로 빼내고 교체할 수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너와는 햇빛과 비, 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갈라지거나 썩을 수 있습니다. 너와집은 지붕 전체를 한 장으로 덮은 구조가 아니므로 상태가 나빠진 너와를 빼내고 새 나무판으로 교체하는 부분 보수가 가능했습니다.
자료에 따라 너와의 수명에 관한 설명에는 차이가 있지만, 오랫동안 그대로 방치하는 영구적인 재료는 아니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지붕을 살피고 손상된 너와를 교체하는 관리가 지붕의 성능을 유지하는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작은 재료를 반복해 연결하는 방식은 손상된 부분만 골라 보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정기적인 관리가 중단되면 벌어진 틈으로 빗물이 들어오고 목재의 부식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너와집 지붕의 기후 대응 요소
| 지붕 요소 | 주요 역할 |
|---|---|
| 겹쳐 놓은 너와 | 빗물이 지붕 경사를 따라 처마로 흐르게 합니다. |
| 지붕 경사 | 비와 녹은 눈이 지붕에 오래 머무는 것을 줄입니다. |
| 너시래 | 긴 통나무로 여러 장의 너와를 눌러줍니다. |
| 눌림돌 | 무게를 더해 너와가 바람에 들리는 것을 줄입니다. |
| 부분 교체 | 썩거나 갈라진 너와만 골라 보수할 수 있습니다. |
현대 건축에서도 겹침과 물길이 중요합니다
현대 건축의 지붕과 외벽에서도 물을 무조건 막는 것만큼 물이 흘러갈 방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붕 마감재의 겹침 방향이 잘못되거나 배수로가 막히면 작은 틈을 통해 빗물이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다만 전통 너와집의 방식을 현대 건물에 그대로 적용하면 동일한 성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에는 구조 안전, 방수층, 결로, 화재 위험, 목재의 내구성과 지역의 적설하중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전통 방식의 원리를 이해하되 현대 기준에 맞는 설계와 시공이 필요합니다.
강원 너와집은 주변에서 구한 나무를 겹쳐 물길을 만들고, 너시래와 눌림돌로 바람에 대응하며, 손상된 부분을 교체하면서 유지한 산간지역의 건축입니다. 이는 기후에 대응하는 건축이 특별한 장치 하나가 아니라 재료의 선택, 배치 방법과 꾸준한 관리가 함께 만든 결과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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