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우데기는 눈과 바람을 어떻게 막을까

 

울릉도는 겨울철에 많은 눈이 내리는 섬입니다. 눈과 바람이 함께 몰아치는 날에는 집 밖으로 나가는 일뿐 아니라, 방문을 열고 집 안에서 생활하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울릉도의 전통가옥은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본채 바깥에 또 하나의 벽을 둘렀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데기입니다.

우데기는 단순히 바람을 가리는 울타리가 아닙니다. 본채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설치되어 눈과 비바람이 생활공간에 직접 닿는 것을 줄이고, 그 사이에 사람이 이동하거나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울릉도 우데기가 눈과 바람을 막는 원리를 살펴보겠습니다.

눈과 찬바람을 막기 위해 본채 바깥에 우데기를 두른 울릉도 투막집


1. 우데기는 본채 바깥을 둘러싼 두 번째 벽입니다

울릉도의 전통가옥 가운데 투막집은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쌓아 벽을 만든 집입니다. 통나무 사이의 틈은 흙으로 메워 바깥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줄였습니다. 그러나 눈이 많이 내리고 바람이 강한 울릉도에서는 본채의 통나무 벽만으로 생활공간을 보호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처마 안쪽을 따라 기둥을 세우고, 억새나 옥수숫대 또는 판자처럼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엮어 집 둘레를 감쌌습니다. 본채의 벽이 안쪽 벽이라면 우데기는 바깥쪽에서 눈과 바람을 먼저 받아내는 외벽에 해당합니다.

우데기가 있으면 눈보라가 방문과 본채 벽에 곧바로 부딪히지 않습니다. 바람에 실려 온 눈의 상당 부분이 바깥 우데기에서 걸리고, 안쪽 생활공간은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게 됩니다.

2. 우데기와 본채 사이에는 죽담이 생깁니다

우데기는 본채 벽에 바로 붙여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본채와 우데기 사이에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을 남겼는데, 이 공간을 죽담 또는 축담이라고 합니다. 죽담은 실내도 아니고 완전히 노출된 마당도 아닌 중간 영역입니다.

눈이 많이 쌓인 날에도 죽담을 이용하면 바깥 눈길로 바로 나가지 않고 집의 여러 공간을 오갈 수 있습니다. 장독이나 생활도구를 놓는 수납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집의 구조에 따라 가축을 돌보는 공간과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우데기의 중요한 역할은 벽 한 장을 더 만드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우데기와 본채 사이에 외부 날씨의 충격을 한 번 완화하는 공간을 만든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현대 건축의 현관이나 이중 외피와 똑같은 구조는 아니지만, 실내와 외부 사이에 완충영역을 둔다는 원리는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3. 억새와 판자가 눈보라를 먼저 받아냅니다

우데기에는 울릉도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억새, 옥수숫대, 싸리나무와 판자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이 재료들은 벽돌처럼 완전히 밀폐된 벽을 만드는 재료는 아니지만, 바람에 실려 날아오는 눈과 빗방울이 본채에 직접 들이치는 것을 줄여줍니다.

출입구에는 억새나 싸리로 엮은 발을 달아 사람이 드나들 때는 걷어 올리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내려 비바람을 막았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열고 닫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날씨와 생활에 맞게 공간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우데기 자체가 현대식 단열재처럼 실내의 열손실을 정해진 수치만큼 줄여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주요 기능은 눈과 바람이 본채에 직접 닿는 것을 줄이고, 본채 바깥에 보호된 이동공간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4. 투막집의 통나무 벽도 추운 기후에 대응했습니다

우데기 안쪽의 투막집은 둥근 통나무의 양끝을 파서 서로 엇물리게 쌓았습니다. 통나무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면서 벽을 단단하게 만들고, 나무 사이에는 흙을 발라 틈을 메웠습니다.

통나무 벽이 실제 방을 둘러싸는 본체라면 우데기는 그 바깥을 한 번 더 보호했습니다. 즉 울릉도의 전통가옥은 하나의 재료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통나무 벽, 우데기, 죽담을 함께 사용해 혹독한 날씨에 대응했습니다.

일부 투막집은 바람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우진각 형태로 지붕을 만들었고, 너와를 얹은 지붕에는 재료가 날리지 않도록 눌림돌을 놓기도 했습니다. 집의 벽과 외부공간, 지붕이 서로 역할을 나누는 방식입니다.

5. 우데기의 역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성 요소 주요 역할
우데기 본채 바깥에서 눈과 비바람을 먼저 막아줍니다.
죽담·축담 보호된 이동·수납·생활 공간을 만듭니다.
통나무 벽 본채를 단단하게 둘러싸고 흙으로 틈을 메웁니다.
억새·판자 주변에서 구할 수 있으며 날리는 눈과 바람을 줄여줍니다.
출입구의 발 필요할 때 내리거나 걷어 출입과 방풍을 조절합니다.

우데기는 실내 온도를 직접 만들어내는 난방시설이 아닙니다. 외부의 눈과 바람이 본채에 곧바로 닿지 않게 하고, 집 둘레에 비교적 보호된 공간을 확보하는 기후 대응 장치에 가깝습니다.

현대 건축에서 배울 수 있는 완충공간의 원리

오늘날의 건축에서도 현관, 바람막이실, 이중 외피와 같은 중간 공간을 이용합니다. 외부 문을 열었을 때 찬 공기가 실내로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을 줄이고, 비나 눈에 젖은 물건을 실내에 들이기 전에 정리할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전통 우데기를 현대 건물에 그대로 적용한다고 같은 성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의 적설량과 풍향, 구조 안전, 습기와 화재 위험, 재료의 내구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지붕에 많은 눈이 쌓이면 구조물에 큰 하중이 생기므로 별도의 안전설계가 필요합니다.

울릉도 우데기의 가치는 자연을 완전히 차단하려 한 것이 아니라, 바깥 날씨와 생활공간 사이에 한 겹의 여유를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통나무로 본채를 세우고, 그 바깥에 우데기를 두르며, 사이의 죽담을 생활에 활용한 구조는 울릉도 주민들이 많은 눈과 강한 바람에 적응한 지혜를 보여줍니다.

바람이 강한 다른 섬 지역의 전통건축이 궁금하다면 기후와 건축의 원리에서 제주 초가와 한옥의 기후 대응 방식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