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마트마타의 땅속집은 사막의 큰 일교차를 어떻게 견딜까

튀니지 남부 마트마타의 땅속집은 멀리서 보면 집이 없는 황량한 언덕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표면 아래에는 햇빛이 드는 커다란 중정과 그 둘레에 파낸 방들이 숨어 있다. 여름 낮에는 강한 햇빛이 지표를 달구고 밤에는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는 건조 지역에서, 주민들은 벽을 두껍게 쌓는 대신 생활 공간 자체를 땅속에 넣었다. 이 글에서는 마트마타의 전통 지하 주거가 외부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어떻게 늦추고, 닫힌 땅속에서도 빛과 공기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살펴본다.

튀니지 마트마타의 지하 중정과 주변에 파인 동굴 방


땅속에 방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마트마타의 전통 주거는 일반적인 동굴처럼 산비탈의 입구에서 안쪽으로만 이어지는 구조와 다르다. 먼저 지면을 깊고 넓게 파서 하늘이 열린 중정을 만들고, 중정의 수직 벽면을 수평으로 파 들어가 침실·저장실·생활 공간을 마련한다. 지상과 중정은 경사진 통로나 터널로 연결된다. 그래서 지붕과 외벽의 상당 부분이 흙에 둘러싸이지만, 각 방의 출입구는 중정을 향해 열린다.

이 배치는 목재가 부족하고 강한 햇빛을 피해야 하는 지역 조건에 대응한다. 지상에 별도의 벽과 지붕을 세우는 양을 줄이면서, 원래 있던 땅을 건물의 외피로 이용한 것이다. 다만 모든 방이 완전히 밀폐된 것은 아니다. 가운데 빈 중정이 집의 현관이자 마당이며 채광창 역할을 한다.

흙은 열의 이동을 어떻게 늦출까

지표면의 공기는 햇빛과 바람의 영향을 바로 받아 빠르게 뜨거워지고 식는다. 반면 일정 깊이 아래의 땅은 온도 변화가 더 느리다. 흙과 암반은 열을 저장하는 양이 크고, 두꺼운 지층을 통과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도 지중의 비교적 안정된 온도를 냉난방에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트마타의 집은 기계식 지열 히트펌프를 사용한 것이 아니지만, 변동이 작은 지중 환경을 이용한다는 물리 원리는 서로 통한다.

낮 동안 지표가 뜨거워져도 열이 방 안쪽까지 곧바로 전달되지 않는다. 반대로 밤에 바깥 공기가 차가워져도 흙에 저장된 열이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실내 온도는 외기보다 늦게 변하고 하루의 최고·최저 온도 차도 줄어든다. 이것은 흙이 스스로 냉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열의 출입 속도를 완만하게 만드는 열적 완충이다.

지하 중정은 빛과 공기를 어떻게 들일까

땅속집의 핵심은 방만이 아니라 하늘로 열린 중정이다. 햇빛은 먼저 중정 바닥과 벽에 닿고, 방 안에는 출입구를 통해 비교적 부드러운 간접광이 들어온다. 방이 사막의 직사광선에 넓게 노출되지 않으므로 눈부심과 일사 열취득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중정과 외부를 잇는 통로, 중정을 향한 방 입구는 공기가 드나드는 길이 된다.

그러나 중정이 있다고 언제나 강한 환기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공기의 흐름은 바람 방향, 통로 위치, 방의 깊이와 개구부 사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마트마타 주거의 장점은 ‘땅속이라 항상 시원하다’는 단순한 설명보다, 지중의 안정된 온도와 그늘진 중정, 제한된 개구부가 함께 외부 열을 조절한다는 데 있다. 중정이 작은 기후 조절 공간이 된다는 점은 한옥 마당이 집 안의 온도에 미치는 영향과 비교해 보면 더 분명해진다.

지상 주택과 무엇이 다를까

비교 항목 일반적인 지상 주택 마트마타 지하 주거
외부 열의 영향 지붕과 벽이 일사·바람에 직접 노출 흙과 암반이 열 변화를 지연
채광 외벽의 창으로 직접 유입 중정을 거쳐 제한적으로 유입
외부와의 연결 여러 입면과 출입구로 연결 중정과 접근 통로에 집중
주의할 조건 차양·단열·기밀 계획 배수·습기·환기·지반 안정성

두 방식 중 하나가 언제나 우수한 것은 아니다. 지하 주거는 건조하고 굴착 가능한 지반에서 장점이 크지만, 비가 집중되면 중정으로 물이 모일 수 있다. 실제로 지하 건축을 현대에 적용하려면 배수, 방수, 구조 안전, 실내 공기질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전통 사례의 원리를 현대 건물에 그대로 복사하기보다 지역의 강수와 토질을 함께 읽어야 한다.

단열과 열용량은 같은 말이 아니다

마트마타의 땅속집을 이해할 때 단열과 열용량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단열은 열이 통과하기 어렵게 만드는 성질이고, 열용량은 재료가 온도 변화 없이 많은 열을 저장하는 능력과 관련된다. 두꺼운 지층은 열 흐름을 지연하고 온도 변동을 완화하지만, 현대 단열재와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차이는 두꺼운 볏짚 지붕이 단열에 유리한 이유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볏짚은 섬유 사이에 갇힌 공기로 열전도를 줄이는 반면, 마트마타의 두꺼운 흙과 암반은 큰 질량과 지중의 안정된 조건으로 온도 변화의 속도와 폭을 줄인다. 결과가 비슷해 보여도 작동 과정은 다르다.

마트마타의 집이 보여 주는 기후 적응의 원리

마트마타의 전통 주거는 사막의 열을 힘으로 이기기보다 노출되는 면적과 시간을 줄였다. 생활 공간을 지면 아래 두어 직사광선과 뜨거운 바람의 영향을 낮추고, 두꺼운 땅으로 하루의 온도 변화를 늦췄다. 동시에 열린 중정을 남겨 빛·공기·이동을 한곳에서 해결했다. 땅, 빈 공간, 개구부가 하나의 환경 조절 장치로 작동한 셈이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단순히 집을 땅속에 지으라는 것이 아니다. 건축이 놓이는 지역의 일사, 일교차, 강수, 지반을 먼저 읽고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공간 구성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트마타의 집은 기후에 적응한 건축이 특별한 설비보다 지형을 해석하는 일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참고자료